AI 지원서와 면접 확산에 채용 검증 방식 재검토
영국의 신입 채용 시장에서 AI를 활용한 지원서 작성과 화상 면접 답변이 늘면서, 고용주들이 허용 범위와 부정행위 탐지 방식을 다시 정비하고 있다.

지원 단계에 들어온 AI
영국 언론이 보도한 신입 채용 시장에서는 인공지능이 이력서, 자기소개서, 온라인 지원 문항, 화상 면접 준비에 폭넓게 쓰이고 있다. 지원자에게는 많은 공고에 맞춰 문서를 다듬고 직무 정보를 조사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반면 채용 담당자에게는 지원자의 실제 역량과 AI가 만들어 낸 표현을 구분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BBC가 소개한 메이드스톤 출신의 22세 지리학 졸업생 톰은 취업 전까지 200개가 넘는 일자리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에 10~20건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AI가 없었다면 과정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톰은 평가나 면접에서는 AI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보완, 초기 자동 선별 과정에서 포착될 수 있는 핵심어 찾기에는 활용했다고 했다.
그의 사례는 기술 사용 자체보다 사용 지점이 논쟁의 중심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많은 고용주는 일정 범위의 문서 작성 보조를 받아들이지만, 실시간 평가나 면접에서 답을 생성하는 행위는 다른 문제로 본다. 기업들이 지원자 선별에도 기술을 쓰는 상황에서 지원자에게만 AI를 쓰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이 공정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온다.
조사 수치가 보여 주는 경계선
영국 학생고용주협회 ISE는 올여름 영국의 대형 신입 채용 고용주 155곳을 조사했다. ISE에 따르면 고용주들은 채용 과정의 일부 단계에서 지원자의 AI 사용을 이전보다 더 수용하는 추세였다. 가장 흔히 허용되는 용도는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작성이었고, 그다음은 온라인 지원 문항 작성이었다.
그러나 같은 조사에서 응답 고용주의 92%는 선발 과정에서 AI 관련 부정 사용을 경험했거나 의심했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의 85%보다 높다. 가디언이 전한 ISE 연례 조사에서는 그 비율이 2년 전 78%였다고도 제시됐다. 이 수치는 모든 의심이 확인된 사실이라는 뜻은 아니다. ISE가 확인 또는 의심 사례를 함께 집계한 결과이며, 따라서 실제 발생 규모를 단정할 수는 없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면접 중 신고되지 않은 AI 사용이 가장 흔한 유형이었다. 응답자의 66%는 졸업 지원자가 면접에서 AI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사례를 적어도 한 번 보고했다고 답했다. 온라인 평가를 AI로 완료하는 행위는 47%가 보고한 다음 유형이었다. 온라인 지원 문항 작성, 이력서 또는 자기소개서 작성에 AI를 쓰는 사례도 뒤를 이었다.
-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의 문장 보완
- 직무와 기업 정보 조사
- 화상 면접 연습 질문 생성
- 온라인 평가 또는 면접 중 실시간 답변 생성
앞의 세 용도도 기업의 규정과 공개 여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마지막 두 용도는 평가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여러 채용 담당자가 문제로 지목했다. 핵심은 AI를 썼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채용사가 무엇을 평가하려 했는지와 지원자가 그 평가를 대신하게 했는지에 있다.
지원 급증과 이른 마감
EDF의 초기 경력 채용 책임자 홀리 무디는 현재 구직 시장이 매우 치열한 만큼 졸업생들이 지원서에 AI를 쓰는 이유를 이해한다고 BBC에 말했다. 다만 그는 이 현상이 문제로 커지고 있다고 봤다. EDF는 대학원 졸업자 채용 프로그램을 연 지 3주 만에 지원서 1만2천 건을 받아 조기 마감했다. 이는 전년보다 10% 늘어난 수치다.
무디는 AI가 이 증가에 거의 확실히 기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EDF의 평가이지, AI가 증가분 전체를 일으켰다는 확정된 인과관계는 아니다. AI가 여러 지원서를 동시에 생성하거나 조정하도록 도우면서 이른바 무차별 다수 지원, 즉 업계에서 말하는 ‘spray and pray’ 방식이 쉬워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ISE의 스티븐 이셔우드는 이러한 방식이 이미 경쟁적인 신입 채용 시장에서 학생들의 경쟁과 압박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ISE에 따르면 현재 졸업자 대상 직무 하나에는 평균 141건의 지원서가 몰린다. 수치가 높을수록 지원자는 더 빨리, 더 많이 지원하려는 유인을 받을 수 있고, 채용사는 각 지원서를 세심하게 읽기 어려워질 수 있다.
면접에서 나타나는 신호
기업들은 AI가 만든 답변을 탐지하려 하지만, 의심을 곧바로 증거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맨체스터의 채용회사 디지탤런트를 운영하며 AI 분야 인재를 채용하는 크리스 모로는 가디언에 화상 면접에서 실시간 답변 도구를 쓰는 지원자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답변이 나오기를 기다리느라 지연되거나 언어가 지나치게 격식적이고 부자연스러울 때 의심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BC에 따르면 EDF의 무디도 일부 지원자의 답변이 비슷하게 들리거나, AI의 응답을 기다리는 듯한 멈춤이 보이며, 대본을 읽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채용 담당자들의 관찰과 주장이다. 말투, 지연, 비슷한 문장은 긴장, 의사소통 방식, 접근성 문제 등 다른 이유로도 생길 수 있으므로 단독으로 부정행위를 확정하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모로는 자신의 회사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판단하면 면접을 끝내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기업마다 정책은 다르다. 무엇이 허용되는지 미리 알리고, 지원자가 기술 사용 여부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절차가 중요해지고 있다.
채용사가 바꾸는 평가 방식
EDF는 지원 절차 후반에만 이력서를 읽고, 지원자의 능력을 더 직접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기술과 행동 중심의 온라인 평가 및 화상 면접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절차를 가능한 한 AI의 영향을 덜 받도록 만들려 하고 있으며, 지원자에게 적절한 AI 사용에 대한 지침도 제공한다.
ISE 조사에서 지원자 선별에 AI를 실제로 사용하는 고용주는 16%에 그쳤다. 그러나 대량 지원서를 처리해야 한다는 이유로 절반 이상이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ISE는 밝혔다. EDF는 현재 AI 선별을 사용하지 않지만, 무디는 향후 필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원자와 채용사 모두가 AI를 더 많이 쓰는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을 보여 준다.
ISE는 신입 채용 시장이 지난해 8% 감소한 뒤 2026년에 4% 증가하며 안정됐다고 밝혔다. 앞으로 12개월 동안 7% 증가를 예상했다. 다만 응답 기업의 40%는 신입 채용을 줄였고 45%는 늘렸으며 15%는 유지했다. 이셔우드는 채용 감소가 AI 도입보다 경제적 불확실성에 의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기업과 조직에 남는 과제
한국어권 기업과 조직에도 이 보도는 실무적 질문을 던진다. 지원서 문장 다듬기와 조사에는 어디까지 AI를 허용할지, 실시간 평가에서는 무엇을 금지할지, 의심 사례를 어떤 절차로 검토할지를 사전에 분명히 해야 한다. 지원자에게 규칙을 알리고, 실제 역량과 사고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질문과 평가를 설계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동시에 말투나 지연 같은 인상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공정하고 일관된 검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출처
- 'Spray and pray': How AI job applications can backfireBBC News — Technology · 2026년 10월 14일
- Use of AI in job interviews on the rise – but UK recruiters say they can spot the cheatsThe Guardian — AI · 2026년 10월 13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