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서 AI 규제 온도차…트럼프 ‘현상 유지’, 시진핑 ‘인간 통제’
9월 24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슈퍼지능’을 지금 그대로 두고 싶다고 말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AI 발전이 언제나 인간의 통제 아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 90분간의 회담에서 AI에 관한 가시적 합의는 없었고, 두 접근법의 차이만 드러났다.

인공지능은 시진핑 주석이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워싱턴을 국빈 방문한 자리의 의제 가운데 하나였지만, 두 정상은 합의가 아니라 서로 다른 메시지를 안고 헤어졌다. 영국 가디언과 전자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술 발전을 늦추는 새 규제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을 내비친 반면, 시 주석은 AI가 인간의 통제 아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회담 전인 목요일 아침,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자신이 최근 AI 대신 쓰기 시작한 용어인 ‘슈퍼지능’이 중요한 논의 주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이 문제를 지금 그대로 두고 싶다”고 썼고, “중국의 입장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전자신문은 그가 “우리의 안전장치는 법무부(DOJ)”라고도 말했다고 전하며, 이를 새로운 안전 규제를 도입하기보다 현행 법체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몇 시간 간격으로 나온 두 발언
전자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환영식 연설에서 이번 방미 기간 안보와 기술 분야뿐 아니라 슈퍼지능도 논의할 것이라며, 오늘 이 분야에서 내리는 결정들이 앞으로 수십 년에 걸쳐 평화와 번영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도 같은 입장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이 나온 지 몇 시간 뒤, 시 주석은 공개 연설에서 다른 쪽에 방점을 찍었다.
전자신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모두 AI 대국이며 AI를 잘 발전시키고 규제할 능력과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이 인용한 바에 따르면 그는 두 나라가 AI 발전이 언제나 인간의 통제 아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전자신문이 인용한 뉴욕타임스는 시 주석의 이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보다 이 기술이 당면한 과제에 대해 더 분명한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 트럼프: 슈퍼지능을 지금 그대로 두겠다, 안전장치는 법무부.
- 시진핑: AI 발전은 언제나 인간의 통제 아래 있어야 하며, 두 나라는 AI를 잘 발전시키고 규제해야 한다.
- 결과: 약 90분간의 비공개 회담 뒤에도 AI 관련 합의는 발표되지 않음.
- 무역: 무역전쟁 휴전 합의를 1월 10일까지 연장.
이전 발언과 맞닿은 입장
전자신문은 이 같은 온도 차가 두 정상이 그동안 보여온 접근법과 맞닿아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를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규정하고, 규제가 미국 기업의 개발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그는 9월 14일 AI가 세계를 장악하고 인류를 파괴한다는 주장은 사기라며 업계의 속도 조절론을 일축했고, AI와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역겨운 음모가 있으며 이를 기뻐할 유일한 나라는 중국이라고도 말했다. 유엔 연설에서는 국제사회 차원의 AI 규제를 책략으로 규정했다.
시 주석은 AI 산업 발전을 적극 추진하면서도 안전장치와 통제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왔다. 전자신문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26년 7월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개막식에서 AI가 가져올 2차 리스크를 엄중히 다뤄야 한다며, AI를 안전하고 통제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알맹이 없다는 비판 받은 회담
가디언은 상징성에 치우친 방문이었다고 전했다. 약 90분간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 AI와 무역, 대만, 이란 전쟁 같은 난제에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신호는 없었다. 두 나라는 무역전쟁을 멈추는 합의를 1월 1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지만, 전문가들은 그 밖의 가시적인 성과는 거의 없다고 봤다. 미국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회담이 내용보다 겉치레를 앞세웠다고 비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AI 분석가들은 행간을 읽을 수밖에 없었고, 두 강대국 간의 치열한 경쟁이 상징적 합의를 넘어서는 성과를 어렵게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저녁 국빈 만찬에는 팀 쿡, 제프 베이조스, 순다르 피차이, 샘 올트먼, 일론 머스크, 젠슨 황 등 여러 기술 기업 경영자가 참석했다.
워싱턴과 베이징 밖에서도 중요한 이유
세계 1, 2위 AI 강국은 안전 문제에서 공통의 언어를 갖고 있지 않다. 미국 정부는 규칙을 지금 그대로 두고 기존 법률에 기대는 쪽을 택하고, 중국은 기술 개발 경쟁을 벌이면서도 공개적으로는 인간의 통제를 강조한다. 다른 곳에서 AI 규칙을 협상하는 정부들로서는 맞춰 갈 미중 공동의 입장이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가디언이 인용한 분석가들의 예상처럼, 경쟁이 우위를 점하는 한 양국 간 논의는 상징적인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업에 주는 의미
반도체와 기기, AI 서비스를 미국과 중국 양쪽에 파는 한국 기업들에 이번 회담은 당분간 서로 다른 두 논리를 동시에 따라야 한다는 점을 확인시켜 줬다. 새로운 AI 안전 의무를 피하는 미국 연방 정부의 방식과, 국가의 통제를 강조하는 중국의 방식이다. 기업의 준법 담당 조직은 두 체계가 하나로 모이기보다 나란히 존재할 것으로 보고 계획을 세워야 하며, 시장마다 따로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문서 체계를 갖춰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한국 산업의 처지에서는 두 나라 규제 흐름을 함께 추적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출처
- 美·中 AI 규제 온도차…트럼프 '현상유지' 시진핑 '인간통제'Electronic Times (ETNews) · 2026년 9월 25일
- Diplomacy or diplotainment? Key takeaways from the Trump-Xi summit in WashingtonThe Guardian · 2026년 9월 2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