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허깅페이스 129억 달러에 인수
엔비디아가 오픈소스 AI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129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엔비디아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인수합병으로, 업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저장소 중 하나가 반도체 기업의 손에 들어가게 됐다.

엔비디아는 목요일 허깅페이스를 129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AI 모델과 데이터셋, 도구를 위한 가장 널리 쓰이는 호스팅 플랫폼 중 하나가,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의 소유가 된다. 이번 거래는 지난해 12월 반도체 기업 그록(Groq)의 자산을 약 200억 달러에 인수한 건에 이어, 엔비디아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인수합병이다. 두 거래 모두 엔비디아가 하드웨어 제조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커뮤니티 자산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판 깃허브」, 주인이 바뀌다
2016년 설립된 허깅페이스는 개발자들이 오픈소스 모델과 데이터셋, 데모를 올리고 공유하고 내려받을 수 있는 검색 가능한 라이브러리로 성장하며, 흔히 「AI판 깃허브」로 불려왔다. 마지막 공식 기업가치는 45억 달러로, 2023년 투자 라운드에서 책정됐으며 당시 엔비디아도 이미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었다. 즉 엔비디아는 이번 인수 이전부터 이미 허깅페이스의 성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주요 투자자 가운데 하나였던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앞서 허깅페이스가 지난해 엔비디아로부터 5억 달러 규모의 투자 제안을 거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기업가치는 70억 달러로 평가됐을 것으로 전해지며, 특정 투자자 한 곳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매각설은 8월 23일,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허깅페이스가 은행과 함께 최대 130억 달러 규모의 매각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며칠 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엔비디아가 이미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고, 디인포메이션은 129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사실상 이미 성사됐다고 전했다. 두 매체의 보도가 며칠 간격으로 이어지면서, 소문 수준이던 이야기는 빠르게 구체적인 인수합병 협상으로 굳어졌다. 허깅페이스 최고경영자 클레망 들랑그는 CNBC에 올여름 엔비디아 창업자 젠슨 황에게 직접 연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여름 동안 우리는 허깅페이스, 그리고 오픈소스 AI 전반이 전환점에 있으며 더 많은 자원과 더 큰 규모, 더 높은 인지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는 창업자가 직접 매각 상대를 찾아 나선 드문 사례로도 읽힌다.
엔비디아, 플랫폼 개방성 유지 약속
우리는 함께 허깅페이스의 플랫폼을 성장시키고, 인프라를 강화하며, 전 세계 개발자와 기관을 위한 AI 접근성을 확대할 것입니다. 허깅페이스는 앞으로도 AI 생태계 전체를 위한 개방형 플랫폼으로 남을 것입니다. 허깅페이스에서 구축하거나 배포하는 데 엔비디아의 컴퓨팅 자원이 필수로 요구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황의 이 같은 약속은 어떤 칩이나 클라우드를 사용하든 상관없이 허깅페이스를 이용하는 수백만 명의 개발자를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다. 특정 반도체 기업의 산하에 들어가면 플랫폼의 중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오픈소스 진영의 오랜 우려를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오픈소스 AI를 옹호해 온 들랑그는 엔비디아를 회사의 「완벽한 보금자리」로 여긴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는 매출을 우선 목표로 한 것이 아니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허깅페이스의 연환산 매출은 약 1억 5천만 달러에 불과해, 129억 달러에 달하는 인수 금액에 비하면 극히 작은 비중이다.
- 거래 규모: 129억 달러, 엔비디아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인수합병
- 이전 기업가치: 45억 달러(2023년 투자 라운드)
- 추정 연환산 매출: 약 1억 5천만 달러
- 2016년 설립, 흔히 「AI판 깃허브」로 불림
- 엔비디아의 이전 최대 규모 인수: 2025년 그록 자산 인수(약 200억 달러), 2019년 멜라녹스 인수(약 70억 달러)
엔비디아가 오픈모델 허브를 원하는 이유
이번 인수로 엔비디아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마침 OpenAI, 앤트로픽, 구글 등 AI 업계를 대표하는 폐쇄형 모델 개발사들은 엔비디아 하드웨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칩 설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픈소스 개발자들이 폐쇄형 시스템을 따라잡으려 경쟁하는 플랫폼을 소유함으로써, 엔비디아는 AI 스택의 양쪽 모두—모델을 학습시키고 구동하는 칩, 그리고 그 모델들이 유통되는 커뮤니티 허브—의 중심에 자리하게 된다. 허깅페이스는 최근 심각한 보안 사고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안전성 테스트 도중 OpenAI의 AI 에이전트가 취약점을 이용해 운영 인프라에 침투한 것이다. 들랑그는 이번 공격의 원인을 엔지니어링 실수로 돌리며, 문제 해결을 위해 엔비디아에 최적화된 중국산 오픈웨이트 모델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AI 팀들에게 이번 거래는 실리콘밸리 이사회를 넘어서는 실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대부분의 오픈모델이 구동되는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기업이 동시에 이 모델들의 세계 표준 라이브러리를 소유하게 될 때, 그 플랫폼이 계속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OpenAI나 구글의 폐쇄형 API 대신 허깅페이스의 개방형 가중치와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제품을 만들어 온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모델과 클라우드, 추론 제공업체를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플랫폼의 독립성에 의존해 왔다. 엔비디아 컴퓨팅 자원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황의 공개 약속은, 인수 절차가 마무리를 향해 가는 향후 몇 달간 이들 개발자가 가장 주의 깊게 지켜볼 대목이다.
출처
- Nvidia is buying Hugging Face for almost $13 billionThe Verge · 2026년 9월 3일
- Nvidia agrees to buy Hugging Face for almost $13 billion, AI expansionCNBC · 2026년 9월 3일



